미래인간 (human of the future)

미래 인간(2021)
90.9*72.7(cm) oil, varnish on canvas
이전 알:세포형성 시각 언어에서도 언급했다시피 21년도 당시 노동 형태에 관한 비판적인 태도를 이 세계관에 대입한 결론적인 시각 언어였다. 현 사고가 변화되었다기보다 결론을 찾지 못했다는 말이 정확하다. 메시지는 단촐하다. 인간의 노동력의 좌표는 어디인가였다. 그 계기는 무의미하게 삶의 시간과 등가교환하는 거래 혹은 종착지는 의문이다. 다만 이 문제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그럼 의도는 보류한 채, 그럼 이 형상이 어디서부터 도출되었는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시작은 [꿈] 이다. 하단에 생미래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OO씨가 지하철에서 술에 취해 잠시 잠이 든 후 나타난 현상, 그것은 [꿈]을 옮긴 것이다.
「술기운에 취해 눈을 감은 순간, 찌든 술내가 펄펄 나던 취기는 온데간데 사라진 채 쾌쾌한 냄새와 함께 모래 먼지들이 눈앞을 가로막았고 입을 벌리면 순식간에 고운 모래 가루들이 입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았다. 물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지만 말이다. 곧이어 거센 모래바람이 서서히 걷히더니 눈앞에는 가지런한 선 하나가 그어져 있었다. 두 세상으로 갈라진 듯 무한한 지평선. 그 선은 위대한 자연의 아름다움보다는 반대로 위대하리만큼 절망스러운 허망의 지평선이었다. 그 땅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목젖이 타들어가 버릴 것만 같은 노오란 땅만이 비참한 하늘을 지탱하고 있었다. 몸뚱어리가 없다는 것이 이런 감각일까. 오로지 시선만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직접적인 떨림은 없지만 육체의 기억 속 공포는 몸체가 짓눌려 모든 팔다리들을 바르르 떠는 안타까운 표현과 후회감. 곧 죽기 직전의 그리마처럼 깊숙한 내면을 바르르 벌벌 떨게 만들었다. 그러하나 이도 저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아무 생각 없이 멍청해진 눈으로 터널 속 창가를 바라보던 것처럼 말이다. 이 느낌은 마치 초라한 자신에게서 느껴지는 온전한 소름 같은 것이었다. 생명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으며, 아니 들릴 게 없을 정도로 고요했으며 눈이 부실 수 없는 광활한 그늘이었다. 정수리 위에는 가늠하지 못할 정도의 길이의 거대한 막대들이 쏟아질 듯하게 기울어져 멈춰 있었다. 그 끝은 바다를 보며 어디까지 펼쳐져 있을까 같은 바보 같은 예측이었다.
맞아 있었다! 정신은 없었지만, 그것을 분명 보았다. 그 허망한 하늘 아래 생명체가 있었다! 어딘가를 향해 기어다니는..」 생미래 프롤로그 중
이 [꿈]은 당시의 나의 의식이 노동이라는 언어에 사로잡혀 무의식 속에서 그 다양한 소스들을 편집하여 시각적으로 송출했다고 판단한다. 그것이 꿈 혹은 무의식에 대한 구조적인 맥락이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 하늘에 거대한 검은 사각 기둥, 아무것도 없는 평야 내가 처음 느껴보는 무력감 속에서 수면에서 깨어나기 직전 기어다니는 사람을 포착했다. 당시 기억으론 뒷통수와 발가벗은 뒷모습 밖에는 보지 못했다. 그 후 이 [꿈]의 형상을 기반으로 노동 형태의 태도를 접목시켰다. 한국의 노동의 상징인 [소]와 [인간]의 골격근 구조를 융합시키는 과정을 진행했다. [노동]으로 인해 굽은 등은 [소]의 척추 뼈와 닮아있었으며, 인간의 구조에 목뼈에서부터 꼬리뼈까지 소의 골격을 접목시켜 사족보행을 하도록 구성하였다. 이것은 [꿈]에서 포착한 정체모를 생명체를 선명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 허망한 평야를 영혼을 잃은 채 사족보행하는 생명체를 정확히 [미래 인간]이라고 명명하였다.

미래인간 스케치(2021)
16.5*13.5(cm) pencil on processed paper